우리 몸은 당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같이 사용하지만 지방보다는 당이 훨씬 쓰기 편한 에너지원이다. 지방은 지방조직에 무한대로 저장이 가능하지만 탄수화물은 근육과 간에만 비축된다. 근육은 자기가 사용할 정도의 양만 비축해두므로 탄수화물의 주된 저장고는 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간이 비축할 수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약 100g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가 하루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1/3 정도만 비축이 가능하다. 지방은 무한대로 저장될 수 있지만 탄수화물은 한정된 양만 저장되기 때문에 몸에 들어오는 대로 바로바로 써야 한다.
탄수화물은 냉장고에, 지방은 냉동창고에
탄수화물이 냉장고에 저장된다면 지방은 지하냉동창고에 저장되는 거라고 이해하면 쉽다. 우리가 필요할 때 바로 꺼내 먹을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둔다. 냉장고의 음식이 다 비면 냉동고에서 음식을 꺼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냉장고의 음식이 비기도 전에 계속 음식을 사 온다. 냉장고 용량을 초과할 정도로 음식을 사면 남아도는 음식은 다른 곳인 냉동고로 보낼 수밖에 없다. 인체의 보관창고도 마찬가지다. 냉장고에 항상 탄수화물이 꽉 차 있는데, 굳이 지하 냉동창고까지 내려가 지방을 끄집어 올 이유가 없다. 며칠간 단식을 하여 냉장고를 비우지 않는 한 지방을 꺼내 쓸 일은 없다.
우리는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
우리 몸은 냉장고 속 탄수화물이 반쯤 비어야 지하냉동창고에서 저장식품인 지방을 꺼내 오는데, 하루 종일 그런 일은 한 번도 없기도 한다. 최소한으로 움직이면서 탄수화물을 채우기만 한다. 지방을 쓰지 않으니 지방은 몸속에 계속 쌓이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지방을 꺼내어 쓰는 대사가 퇴화한다. 그러면 냉장고가 반쯤 비면 지방을 쓰는 대신 곧바로 당을 달라고 조르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이나 렙틴 저항성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당을 끊임없이 섭취해야 하루 일과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탄수화물 중독이다. 당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우울하고 짜증이 나며 무력감에 시달린다. 지방을 쓰는 대사가 퇴화되었다는 신호다.
어떻게 해야 냉동창고에서 지방을 쓸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퇴화된 지방 대사를 다시 살릴 수 있을까? 그냥 굶기만 하면 저절로 몸속 냉장고가 텅 비어 지방이 빠져나갈까?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건강한 사람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이 떨어지고, 혈당이 떨어지면 인슐린 수치도 떨어진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탄수화물을 안 먹어도 인슐린 수치가 계속 높게 유지된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아도 혈당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지방 대사를 켜라는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도 인슐린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 몸은 지방을 꺼내 쓰는 대신 당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근육 단백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먼저 쓴다. 그러면서 당을 달라고 계속 졸라댄다. 그러다 탄수화물이 들어오면 냉장고에 보관하고 이전의 남은 음식은 지방으로 바꿔 지하 냉동창고에 보내는 상황이 반복된다. 굶다가 다시 먹고, 굶다가 다시 먹고.... 비만한 사람들이 늘 반복하는 일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게 아니라 몸이 점점 지방을 안 쓰도록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서적 : 지방 대사 켜는 스위치온 다이어트 - 박용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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